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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중 스마트폰과 노트북, 정말 비행기에 영향을 줄까?

비행기를 탈 때마다 승무원이 “전자기기를 비행기 모드로 전환해 주세요” 또는 “모든 전자기기를 끄세요”라고 안내하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같은 개인 전자기기(PED, Personal Electronic Devices)가 비행 중에 정말로 항공 운항에 영향을 미칠까요? 이 질문은 수십 년간 논란의 중심에 있었으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답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PED 사용이 항공 운항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 관련 규정, 그리고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주제를 탐구해 보겠습니다.

사진출처: SKYBrary


1. 전자기기와 항공기의 상호작용: 전자파 간섭(EMI)이란?
비행 중 PED 사용에 대한 우려는 주로 전자파 간섭(Electromagnetic Interference, EMI)에서 비롯됩니다. EMI는 전자기기가 방출하는 전자파가 항공기의 민감한 전자 시스템(예: 내비게이션, 통신 장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항공기의 안전은 정확한 통신과 내비게이션에 의존하기 때문에, EMI는 잠재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1.1. EMI의 잠재적 위험
항공기의 주요 시스템, 예를 들어 ILS(Instrument Landing System)나 VHF 통신 시스템, GPS 내비게이션은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 작동합니다. 만약 PED가 이 주파수와 유사한 전자파를 방출하면, 신호 간섭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연구(1990년대)에서는 휴대전화가 800~900MHz (접이식 긴 안테나가 있는 전화기) 대역에서 작동하며 항공기 통신 시스템(118~137MHz)과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1996년 RTCA(Radio Technical Commission for Aeronautics) 보고서는 휴대전화가 항공기 시스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용 제한을 권고했습니다.

1.2. 실제 사례와 증거
그러나 실제로 PED로 인한 심각한 항공 사고가 보고된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2000년대 초반, NASA와 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는 PED 관련 보고서를 분석했지만, EMI로 인한 명확한 사고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예를 들어, 2003년 한 연구에서는 승객의 휴대전화 사용이 항공기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례를 조사했지만, 이는 실험실 환경에서만 재현되었고 실제 비행에서는 드물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PED의 EMI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위험은 낮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2. 항공 규정과 PED 사용: 과거와 현재
PED 사용에 대한 항공 규정은 기술 발전과 연구 결과에 따라 크게 변화해 왔습니다. 과거에는 엄격한 제한이 있었지만, 현재는 보다 유연한 정책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2.1. 과거: 엄격한 금지 정책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FAA와 유럽연합 항공안전청(EASA)은 이착륙 중 모든 PED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이는 EMI에 대한 초기 우려와 더불어, 승객이 기기 사용에 몰두해 안전 지침(예: 좌석벨트 착용, 비상구 확인)을 무시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당시 휴대전화는 특히 문제가 되었는데, 2G 네트워크의 신호가 항공기 통신 주파수와 간섭할 가능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2.2. 현재: 비행기 모드와 완화된 규정
2013년, FAA는 광범위한 연구와 테스트를 통해 PED 사용 규정을 완화했습니다. 이로 인해 비행기 모드(Airplane Mode)로 설정된 기기는 이착륙을 포함한 모든 비행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행기 모드는 기기의 무선 신호(셀룰러, Wi-Fi, 블루투스)를 비활성화하여 EMI 가능성을 줄입니다.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FAA 정책(2013년): 스마트폰, 태블릿, 전자책 리더 등 소형 PED는 비행기 모드로 설정하면 전 비행 단계에서 사용 가능. 노트북과 같은 대형 기기는 이착륙 중 수납해야 하지만, 순항 고도에서는 사용 가능.
  • EASA 정책(2014년): 유럽에서도 유사한 완화 정책을 채택하며, 비행기 모드로 설정된 PED 사용을 허용.
  • Wi-Fi와 블루투스: 대부분의 항공사는 기내 Wi-Fi를 제공하며, 블루투스 이어폰 같은 저전력 기기 사용도 허용합니다. 이는 기내 Wi-Fi 시스템이 항공기와 호환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2.3. 항공사별 차이
항공사마다 PED 사용 정책이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FAA와 EASA 지침을 따르며, 비행기 모드 설정을 조건으로 PED 사용을 허용합니다. 하지만 일부 저가 항공사나 특정 국가의 항공사는 여전히 엄격한 제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승객은 항상 항공사의 안내를 확인해야 합니다.

사진출처: END Network


3. 최신 연구: PED는 정말 안전한가?
최근 연구와 테스트는 PED의 EMI 위험이 과거보다 훨씬 낮아졌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기술 발전과 항공기 설계 개선 덕분입니다.

3.1. 항공기 시스템의 내구성
현대 항공기는 EMI에 대한 내구성이 강화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보잉 787이나 에어버스 A350 같은 최신 항공기는 EMI 차폐 기술이 적용된 전자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이는 PED의 전자파가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합니다. 2016년 RTCA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 항공기의 내비게이션과 통신 시스템은 PED의 전자파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간섭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평가되었습니다.

3.2. 5G와 새로운 도전
5G 네트워크의 확산은 새로운 논란을 낳았습니다. 2021년, FAA는 5G C-밴드(3.7~4.2GHz)가 항공기의 레이더 고도계(4.2~4.4GHz)와 간섭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일부 공항 근처에서 5G 송신을 제한했습니다. 이는 PED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지상 5G 기지국의 문제지만, 승객이 5G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를 사용할 경우 잠재적 위험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FAA는 2022년 일부 항공기에 EMI 필터를 추가하도록 권고했습니다.

3.3. 승객 행동과 안전
EMI 외에도, PED 사용은 승객의 주의력을 분산시켜 안전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착륙 중 헤드폰을 착용하거나 화면에 몰두하면 승무원의 지시에 응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항공사는 이착륙 시 PED 사용을 제한하거나, 화면을 끄도록 요청합니다.

4. PED 사용의 중요성과 책임
PED 사용은 현대 여행에서 필수적입니다. 기내에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거나,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승객의 편의를 높입니다. 하지만 책임감 있는 사용이 중요합니다.

4.1. 승객의 책임

  • 비행기 모드 준수: 셀룰러 신호를 비활성화하여 EMI 가능성을 줄여야 합니다.
  • 승무원 지침 준수: 이착륙 시 PED를 적절히 수납하거나 사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 기기 상태 점검: 배터리 과열이나 손상된 기기는 잠재적 위험(예: 화재)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4.2. 항공사의 역할
항공사는 PED 사용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고, 기내 Wi-Fi와 같은 대안을 통해 승객의 편의를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최신 항공기 설계와 정기적인 EMI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결론: 안전과 편의의 균형
비행 중 개인 전자기기 사용은 과거에 비해 훨씬 안전해졌습니다. 현대 항공기의 EMI 내구성, 비행기 모드의 보편화, 그리고 광범위한 연구 결과는 PED가 항공 운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5G와 같은 새로운 기술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며, 승객의 책임감 있는 사용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