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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스포츠

영화 "더 캐니언(The Gorge)" 리뷰: 사랑과 액션, 그리고 협곡 속 비밀

2025년 2월 14일 애플TV+에서 공개된 스콧 데릭슨 (Scott Derrickson) 감독의 신작 더 캐니언(The Gorge). 이 영화는 액션, SF, 로맨스, 호러가 뒤섞인 독특한 장르 하이브리드로, 마일스 텔러 (Miles Teller) 와 안야 테일러-조이 (Anya Taylor-Joy) 의 케미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Narrow, Zion National Park, UT

1. 줄거리: 협곡 (Gorge)을 지키는 두 저격수의 운명

"더 캐니언"은 비밀스러운 협곡의 양쪽 감시탑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두 엘리트 저격수, 리바이 케인(마일스 텔러)과 드라사(안야 테일러-조이)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들은 협곡 안에 도사리고 있는 정체불명의 위협, 이른바 홀로우 맨 (Holloman) 으로 불리는 괴생명체로부터 인류를 보호해야 합니다. 서로 접촉이 금지된 상황에서 망원경과 표지판, 사격 대결을 통해 멀리서 교감을 나누기 시작하죠. 그러던 중 협곡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두 사람은 생존을 위해 협력하며 위험 속으로 뛰어듭니다.

영화는 협곡이 단순한 지형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생물무기 연구소의 유산이라는 충격적인 설정을 공개하며 긴장감을 더합니다. 여기에 다크레이크라는 민간 방산업체의 음모와 핵폭발 프로토콜 스트레이독 ( Protocol: Stray Dog )이 얽히며 이야기는 점점 더 긴박해지죠. 이 모든 과정에서 리바이와 드라사의 로맨스가 영화의 중심축을 이루며, 액션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2. 매력 포인트: 장르의 믹스와 배우들의 케미

"더 캐니언"의 가장 큰 매력은 장르의 절묘한 조화입니다. 스콧 데릭슨 감독은 (Sinister) 나 블랙폰 (The Black Phone)" 같은 Horro 유명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로맨틱 코미디와 SF 액션을 과감히 섞었어요. 특히 초반부 리바이와 드라사가 협곡을 사이에 두고 쌍안경으로 서로를 관찰하며 플러팅하는 장면은 마치 로맨틱 코미디의 한 페이지를 보는 듯합니다. 드라사가 라몬스(Ramones)의 "Blitzkrieg Bop"을 틀며 사격 대결을 제안하는 장면은 영화의 유쾌한 톤을 잘 보여줍니다.

 

마일스 텔러와 안야 테일러-조이의 케미는 영화의 심장입니다. 텔러는 PTSD에 시달리는 리바이의 묵직한 카리스마를, 테일러-조이는 자유분방한 드라사의 생기발랄함을 완벽히 소화해냈어요. 두 배우의 과거 배역(텔러의 "위플래쉬 ( Whiplas )" 드럼 연주, 테일러-조이의 퀸스 갬빗 (The Queen's Gambit ) 체스을 연상시키는 드럼과 체스 장면은 팬들에게 작은 선물 같았죠. 시고니 위버 ( Sigourney Weaver)가 리바이의 상관 바르톨로뮤 역으로 등장해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남기는 것도 놓칠 수 없는 포인트입니다.

시각적으로도 영화는 인상적이에요. 협곡 아래의 생물무기 연구소와 홀로우 맨의 디자인은 폴란드 화가 즈지스와프 벡신스키(Zdzisław Beksiński)의 초현실적이고 기괴한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이로 인해 협곡 내부는 마치 악몽 속 세상처럼 느껴지며,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의 스코어가 긴장감을 더합니다.

3. 아쉬운 점: 서사와 결말의 급한 마무리

하지만 "더 캐니언"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서사의 불균형이에요. 영화 초반은 리바이와 드라사의 캐릭터 빌딩과 로맨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이는 매력적이지만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후반부 액션과 음모의 전개는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돼요. 특히 협곡의 비밀과 다크레이크의 음모가 밝혀지는 과정은 다소 급하게 마무리돼 깊이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결말도 다소 진부하다는 비판이 있어요. 로튼토마토 리뷰에서는 "영화가 B급 액션 영화의 전형적인 결말로 흘러가며 어깨를 으쓱하게 만든다"고 언급했죠. 리바이와 드라사가 협곡을 탈출하고 음모를 폭로하는 과정은 예측 가능했고, 일부 관객은 "이 정도 스케일의 이야기는 극장에서 봤다면 더 강렬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또한, 영화가 애플TV+ 스트리밍용으로 제작되다 보니, 대형 스크린을 염두에 둔 블록버스터의 웅장함이 다소 부족해요. 비주얼은 훌륭하지만, 사운드와 스케일 면에서 극장용 영화와 비교하면 살짝 아쉬움이 남습니다.

4. 누구에게 추천할까?

"더 캐니언"은 B급 감성의 액션과 로맨스를 사랑하는 관객에게 딱 맞는 영화입니다. 심오한 메시지나 철학적 깊이를 기대하기보다는, 팝콘을 들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찾는다면 강력 추천이에요. 특히 마일스 텔러와 안야 테일러-조이의 팬이라면 두 배우의 매력에 푹 빠질 거예요.

또한, 장르 혼합에 호기심이 있는 분들에게도 매력적입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달달함, SF의 기묘함, 호러의 긴장감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죠. 가족이나 친구들과 가볍게 보기에도 좋지만, 연인과 함께 발렌타인데이 분위기를 내며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5. 최종 평점 및 마무리

"더 캐니언"은 완벽한 걸작은 아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와 독특한 설정으로 2시간 7분을 즐겁게 채웁니다. 스콧 데릭슨의 연출력, 두 주연 배우의 케미, 그리고 협곡이라는 신선한 배경은 분명 이 영화를 기억에 남게 만듭니다. 다만, 서사의 균형과 결말의 아쉬움은 이 영화가 극장용 블록버스터가 아닌 스트리밍 영화라는 한계를 드러내죠.

최종 평점: ★★★☆☆ (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