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 Vikings 리뷰
■ 주인공과 인물 구성
시즌 1~4의 중심축은 라그나 로드브로크다. 그는 단순한 바이킹 정복자가 아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철학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신들을 경외하면서도 그 뜻을 의심하고, 전쟁을 벌이면서도 새로운 문명과의 교류를 갈망하는 이중성은 그를 매우 입체적인 주인공으로 만든다. 그의 성장은 곧 바이킹 사회의 변화와 확장을 상징한다.
라그나의 아내 라게르타(Lagertha) 는 강인하고 주체적인 여성 전사로, 여성 캐릭터가 조연으로 소비되는 여타 역사극과 달리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라그나의 형제 롤로(Rollo) 는 배신과 갈등의 아이콘으로, 라그나와의 형제애와 경쟁은 감정적으로 가장 복잡한 축 중 하나다.
시즌이 거듭되며 라그나의 자식들, 특히 아이바르 더 본리스(Ivar the Boneless), 비요른 아이언사이드(Bjorn Ironside), 우베(Ubbe) 등으로 초점이 옮겨지는데, 이들 각자가 아버지의 그림자와 유산 아래에서 어떤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행동하는지가 주요 갈등을 이끈다. 특히 아이바르는 전략가이자 신과 자신의 운명에 집착하는 인물로서, 극적인 서사와 충격적인 선택들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긴다.
■ 주제와 철학
VIKINGS는 단순히 전쟁과 정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간이 신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죽음과 명예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새로운 문명과의 조우에서 무엇을 얻고 잃는지를 집요하게 묘사한다. 라그나는 북유럽 신화를 믿으면서도 기독교 문명과의 접촉을 통해 의문을 품고, 종교와 신념, 사상의 갈등은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다.
또한 가족과 권력, 운명이라는 테마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라그나는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전사로서, 왕으로서 여러 갈등 속에 놓이며, 그가 남긴 유산은 자식들에게 짐이 되기도 하고, 동기가 되기도 한다. 각 인물은 이 유산과 씨름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위대한 삶'을 추구한다.
■ 연출과 미장센
연출은 절제되면서도 강렬하다. 북유럽의 험난한 자연을 담아낸 장면들은 시청자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준다. 바다, 설원, 숲, 전투 현장은 그 자체로 바이킹들의 세계관과 삶의 방식을 설명해준다. 전투 장면에서는 흔한 액션 연출 대신 전략, 감정, 그리고 죽음의 무게를 강조한다.
특히 “블러드 이글(Blood Eagle)”처럼 북유럽 특유의 잔혹한 전통을 미학적으로 풀어낸 연출은 섬뜩하면서도 예술적이다. 종교 의식, 전투 전 기도, 꿈속의 비전 등은 현실과 신화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믿음’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음악 또한 드라마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북유럽 민속 음악을 기반으로 한 사운드트랙은 장면의 감정을 증폭시키며, 특히 오프닝 테마 “If I Had a Heart”는 드라마의 어두운 정서를 완벽하게 표현한다.
■ 역사와 픽션의 경계
VIKINGS는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균형을 잘 맞춘 작품이다. 라그나 로드브로크는 실제 역사에서 논쟁적인 인물로, 여러 전설과 연대가 얽혀 있다. 드라마는 이 모호함을 활용해 신화와 역사의 경계를 허물며, 서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실제 인물에서 영감을 받되, 허구적 성격을 갖고 전개되기에, 역사물을 감상하듯, 동시에 한 편의 전설을 감상하듯 볼 수 있다.
물론 역사적 정확성에 대해 비판의 여지는 있다. 실제 사건의 시간 순서, 인물 관계, 종교적 표현 등은 각색된 부분이 많다. 그러나 이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로 보며, 역사 교육이 아닌 드라마로서의 서사를 즐기면 더욱 만족스럽다.
■ 아쉬운 점과 한계
시즌 5 이후부터는 라그나의 부재로 인해 극의 중심축이 다소 흔들린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자식들 간의 권력 다툼은 때때로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해지며, 초반 시즌에서 보여준 철학적 깊이나 서정성이 약화된 감이 있다. 일부 캐릭터의 퇴장 방식이나 스토리 전개는 급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IKINGS는 꾸준히 몰입감 있는 전개와 강렬한 캐릭터로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마지막까지 바이킹 시대의 종말과 다음 세대로의 이행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 총평
VIKINGS는 단순한 역사 드라마를 넘어선다. 인간의 본성과 신념, 야망과 사랑, 문명과 야만의 경계를 탐색하는 깊이 있는 작품이다. 캐릭터들의 심리적 갈등, 눈을 뗄 수 없는 미장센, 철학적인 대사와 연출은 시청자에게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바이킹이라는 이름이 단지 침략자가 아닌, 한 문명과 그 정신을 대변하는 이름으로 다가오게 만든 드라마. 그들이 남긴 유산과 이야기는 끝났지만, VIKINGS는 ‘전설’로 남을 자격이 충분하다.
89개의 긴 에피소드 지만 지루할 틈이 없었던 드라마 였던거 같아요. 강추 합니다!
VIKINGS의 주요 등장인물 소개
1. 라그나 로드브로크 (Ragnar Lothbrok)
배우: Travis Fimmel
역할: 주인공 (시즌 1~4 중심)
소개:
전설적인 바이킹 전사이자 농부 출신의 리더. 새로운 땅과 지식을 탐험하려는 야망을 품고, 북유럽에서 영국까지 항해를 이끌며 명성을 쌓는다. 신에 대한 경외심과 회의, 가족을 향한 사랑, 그리고 권력에 대한 갈등 속에서 점차 복잡한 인물로 성장한다.
키워드: 전사, 왕, 철학자, 선구자
2. 라게르타 (Lagertha)
배우: Katheryn Winnick
역할: 라그나의 첫 아내, 전사, 여왕
소개: 강인하고 자주적인 실력파 여성 전사이자 쉴드메이든(여성 전사). 라그나와 동등한 위치에서 싸우며, 남편의 배신 이후에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다. 카테갓의 여왕으로 오르며 여성 리더십을 상징하는 캐릭터.
키워드: 여전사, 자립심, 리더십, 어머니
3. 롤로 (Rollo)
배우: Clive Standen
역할: 라그나의 형제
소개: 형제애와 열등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 라그나를 동경하면서도 질투하며, 결국 프랑크 왕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삶을 선택한다. 배신자 이미지이지만, 동시에 자아를 찾으려는 고뇌 많은 캐릭터.
키워드: 질투, 야망, 배신, 변신
4. 플로키 (Floki)
배우: Gustaf Skarsgård
역할: 장인, 조선공, 신앙심 깊은 신자
소개: 라그나의 절친한 친구로, 배를 설계해 새로운 항해를 가능케 한 천재 조선공. 하지만 신에 대한 맹목적 믿음으로 인해 종종 극단적인 행동을 하며, 기독교 문명과의 충돌 속에서 깊은 내적 고뇌를 겪는다.
키워드: 광기, 천재, 신앙, 창조자
5. 비요른 아이언사이드 (Bjorn Ironside)
배우: Alexander Ludwig
역할: 라그나와 라게르타의 아들
소개: 어릴 적부터 강한 전사로 성장해 라그나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한다. 바다를 건너 지중해까지 원정을 떠나며 바이킹의 영토를 확장한다. 정의감이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지만, 리더십에 대한 부담도 짊어진다.
키워드: 후계자, 탐험가, 왕, 정의
6. 아이바르 더 본리스 (Ivar the Boneless)
배우: Alex Høgh Andersen
역할: 라그나와 아슬라우그의 아들
소개: 하반신 불구로 태어났지만 비범한 지략과 잔인함으로 명성을 떨친 인물. 아버지의 죽음 이후 잉글랜드를 상대로 복수를 주도하며 잔혹한 폭군으로 성장한다. 복잡한 감정과 내면을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
키워드: 지략, 무자비, 야망, 고통
7. 우베 (Ubbe)
배우: Jordan Patrick Smith
역할: 라그나와 아슬라우그의 아들
소개: 아이바르와는 대조적으로 평화를 중시하고, 새로운 문명과의 공존을 탐색하는 인물. 탐험과 이상주의에 가까운 철학으로 드라마 후반부의 중심 인물로 성장한다.
키워드: 조화, 탐험, 이상주의, 외교
8. 토르비 (Torvi)
배우: Georgia Hirst
역할: 쉴드메이든, 비요른과 우베의 동반자
소개: 시리즈 전반에 걸쳐 전사이자 어머니, 정치 파트너로 활약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점점 키워나가며, 후반부에 이르러 우베와 함께 평화 정착을 모색한다.
키워드: 성장, 충성, 여성 리더
9. 아슬라우그 (Aslaug)
배우: Alyssa Sutherland
역할: 라그나의 두 번째 아내
소개: 지혜롭고 예언 능력을 지닌 왕비. 라그나와 라게르타 사이를 갈라놓으며 복잡한 관계를 형성한다. 아이바르를 포함한 아들들을 중심으로 권력을 강화하려 하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키워드: 예언, 모성, 야망, 왕비